한 줌 여유
딱딱한 일과에 약간의 틈이 생긴 하루였다.
금요일이라서였나?
지난 17일, D-DAY를 하루 넘기고 런칭에 성공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8월 중순부터 본격적이었던 것 같다. 약 두 달…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나도, 그들도.. 참, 내가 누군가에게 말했었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덧씌워지는 것이라고. 우리는 단단한 한 겹 껍데기를 가지게 된 것 같다. 그 언제인가는 그 껍데기가 없이도 찬 바람을 이겨냈지만, 이제 그 껍데기 때문에 연약한 속살이 되어버려, 행여 껍데기가 벗겨지기라도 한다면 견뎌낼 수 없는……. 건 아니겠지? ㅋㅋ
아직 욕심이 많이 남아있다. 50%를 채웠다.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만큼이다. 나머지는 반은 내가 만족해야 채워진거다. 우후후…
| 잘 찾아보면 웹 어딘가에서 그녀의 음악에 |
| 관한 아카데믹한 리뷰를 찾아볼 수는 있겠지. 관심없다. 이 이상한 느낌은 이상한 대로 그냥 손대지 |
| 않고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것이 내 이상한 마음에 대한 나의 예의이다. 이상하다고 자꾸 |
| 툭툭 건드리면ㅡ 망가진다. 사람들은 그걸 이해했다고 표현한다. |
문득 그 곳 (숨겨진 곳은 아니지만, 그 곳의 운영규칙에 따라 링크를 걸 수 없다)에 들렀다가 마음을 울린 글귀를 옮겨왔다. 영화를 한 편 보더라도 예고편과 광고전단, 연예가중계에서 촬영과정 소개해주고 잡지에서는 20자, 50자 혹은 몇 페이지에 걸쳐 비평 분석을 해준다. 보고 난 느낌은 별 다섯개로 가늠하고 극장을 빠져나오면서도 방금 본 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망가진거다.
파헤치고 분석하고 정량화해야 하는 나의 성격과 직업은 이 지점에서 딜레마.
근황
요즘 하루가 좀 짧다.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서 계속해서 머리가 나빠지는게 틀림없다. 아니, 어쩌면 태어날 때 인간 두뇌의 능력 - 이를테면 CPU의 연산능력같은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100% 활용을 하던 어떻던 간에) 경험이 쌓이면서 같은 외부 자극을 받더라도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탓일지도 모른다.
훨씬 더 어릴적에는 “너 여자 만날래?”하면 바로 “어 그래!” 하던것이 나이를 먹을수록 얼굴은 예쁠까 대화는 통할까 하는일은 뭘까 혹시 전에 사귀던 남자는 다 정리했나 나 맘에 안들어하면 어떻하지 내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학교는 어디지? 집은 어딜까 성격이 맞아야되는데 내가 싫어하는 xx스타일은 안입었으면좋겠다 근데 이번주는 약속이 꽉 찼고 혹시 폭탄일까봐 주말시간 투자하긴 좀 위험하잖아 다음주엔 회식이랑 야근인데 약속 언제잡지? …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거다.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 많아지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결론을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게 아닐까 하는 말이다. 좀 그럴싸하지 않냐?
암튼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 하루가 엄청 빨리 지나간다. 명색이 개발자인데 엉덩이 붙이고 개발하는 시간보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요즘이다. 죽는소리 하려는 것 같지만 지금의 프로젝트, 재밌고 또 중요하다. 마음 맞는 사람이 같이 할 수 있게 되서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 라고 말하고 잠시 돌이켜보니 좀 더 잘 챙겨야겠단 생각이 든다.
이 프로젝트의 마감은 10/16. 물론 17일부터는 크고작은 버그, 논리상의 헛점, 추가되는 요구사항 등을 감당해야 하지만 어쨌던 창사 이래 최대이자 최강의 멤버를 구성했으니 무조건 성공해야된다! 으하핳
깔끔허니 끝내고 나면 찬바람 불고, 남은 휴가 싹 챙겨서 갔다오면 바야흐로 겨울. 눈이 오고 스키장 개장하고 보드타러 다니는 삶을 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겨울 나고 따신바람 불면 카니발 팔고 오토바이 사야지.
casa
간만에 카사녀석과 둘이 누워있었다. 가끔 들러서 옅은 정을 흘리고 가는 나를 기억하는 녀석이 고맙다. 폰카로는 사진 찍기가 힘들어!! 좀 가만히 있어라!!
에어컨을 틀어주니 찬 바람 불어오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카사는 이번 주말에 다시 안흥으로 내려간다. 시골 고양이로…
moved

이사했습니다. 전 직원이 모여있던 사무실에서 개발팀만 빠져나왔죠. 새로 공사한 사무실이라 각종 화학물질이 눈, 코, 목을 자극하지만 조용하고 방해받지 않는 점은 좋군요. 하지만 요즘 외근과 회의가 많아 별로 앉아있질 못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