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불신
나는 타이어에 대한 불신이 있다.
나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건이 많아 불신이란 표현을 쓰는게 업계 종사자들에게 좀 미안하긴 하지만-
나의 첫 장거리 운전에서 타이어가 펑크났었다. 면허 딴 지 3일만에 프라이트 베타를 몰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140km/h씩 속도를 냈던, 겁대가리 없던 그 때. 어느 해수욕장에선가 기분좋게 시간을 보내고는 숙소를 찾아 늦은 밤의 국도를 떠돌다 도로의 푹 패인 곳에 조수석쪽 앞바퀴가 빠져버린거다. 바퀴가 빠지는 순간 나는 외쳤다. “빵꾸다-!” 뒷자리에서 잠들었던 녀석까지 놀라 일어났다. 다행히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논두렁에 차를 대고 스패어 타이어를 뚝딱뚝딱 갈아끼웠는데- 93년에 차를 산 후로 한 번도 꺼내본 적이 없는 스패어 타이어는 바람이 왕창 빠진 상태였던거다. 어차피 늦은 시간이라 정비소를 찾는건 포기하고 비상등을 켠 채 가까운 여관을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도 불안한 마음에 잭키(차안에 비치된 리프트인데 정식 명칭을 모르겠다)로 차체를 받쳐뒀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비소를 찾아 (물론 비상등 켜고 시속 20km/h로 주행) 타이어에 공기를 채웠다. 스패어 타이어를 끼고도 다시 140km/h 넘게 밟아 서울로 돌아왔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었다.
그 외에도 한밤중 시내를 달리다 덜컹거리는 소리에 차를 세워보니 대못이 박힌 나무조각이 타이어에 끼어있었다. 대못은 수직으로 타이어를 뚫고 들어와 있었고, 그걸 빼려니 타이어에 바람이 빠질까봐 그냥 집까지 달렸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때울 수 있는 펑크였다.
그리고 어느 해 겨울. (more…)
